전국을 골프장 공사판으로 만들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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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재필 작성일04-07-23 07:42 조회3,08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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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반대를 위한 반대와 무조건 하지 말자는 생각이 만연되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아무른 발전도 없을 것입니다. 어느 누가 좋은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그 제안이 왜 잘못 되었으며 그 잘못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에 대해 토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래의 주장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모두 문제를 인식하고 옳은 말은 하지만 대안 아무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발전보다는 지금이 좋사오니 제자리에 있자는 소리 입니다.
골프장환경감시특별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제주시청 앞에서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정부가 경기부양과 해외 골프여행 수요를 줄이기 위해 설립허가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230여개 골프장에 대해 무더기로 허용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를 대비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골프장의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16일 “관광, 유학비 등 해외에서 지출을 많이 하니 국내 소비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학계에서는 정부 방침이 경제적으로도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환경 측면에서도 문제가 매우 많은 방안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디어다음은 21일 시민단체와 학계 인사 6명에게 이번 정부 방침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이들 인사들은 먼저 정부 방침이 경제 논리로도 전혀 아귀가 맞지 않는 방안이라고 질타했다. 단국대학교 환경경제학과 허승욱 교수는 “국내에 골프장이 없어서 외국으로 골프여행을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발상”이라며 “국가 전체의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목적에 비춰봐도 오히려 짓지 않는 것만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 부총리는 전임 정부 경제팀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카드 남발과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 등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케 한 장본인인데도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환경 측면에서는 훨씬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최김수진 간사는 “일본의 골프장 수는 우리나라보다 많지만 전체 국토 면적에서 0.04% 차지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반면 우리나라의 골프장은 평균적으로 규모가 커 이미 국토 면적의 0.2%나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정부가 허가할 예정인 230여개 골프장을 더하면 전국토에서 골프장이 0.5%를 차지하는 것도 머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을 ‘녹색사막’으로 만들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녹색연합 김혜애 정책실장은 “골프장은 아직은 일부 계층만이 이용하는 시설이어서 경기 부양효과가 적다”며 “골프장을 만들 경우 환경 파괴로 인한 손실 비용과 골프장을 유지하는 비용을 합하면 오히려 일부계층이 외국에 나가 골프 치는 돈이 더 저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이정전 교수는 “평지가 많은 외국과 달리 한국처럼 산지가 많은 지형에서는 절대로 친환경적으로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다”며 “골프장에 엄청나게 뿌려지는 농약 등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무더기로 골프장 허가를 내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들 6명의 의견 요약.
“일부 계층만 사용…경기 부양 효과 적어”
“수입 잔디 유지위해 뿌리는 엄청난 농약 등 환경 피해 극심”
녹색연합 김혜애 정책실장
정부가 말하는 골프장 건설 이유는 한마디로 말이 안 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골프장을 건설한다고 하는데 관광자원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 관광자원을 만든다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격이다. 사실 골프장 건설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골프는 아직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아직은 일부 계층만이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규모나 면적에 비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 그만큼 경기 부양효과도 적다. 또 골프장을 만들 경우 환경 파괴로 인한 손실 비용과 골프장을 유지하는 비용을 합해 따져보면 오히려 일부계층이 외국에 나가 골프 치는 돈이 더 저렴할 것이다.
골프장 건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환경문제다. 골프장에 깔리는 잔디는 수입 잔디로 우리나라 기후와는 맞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잔디를 푸르게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농약을 뿌린다. 이 농약이 땅 속으로 들어가 토양을 오염시키고 주변 농경지에도 피해를 줘 농산물도 오염시킬 수 있다. 또 우리나라에는 골프장을 조성할 만한 평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산을 깎아 골프장을 짓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태계 파괴 역시 심각하다.
또 골프장 건설은 주변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지역에서 열심히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은 주말마다 좋은 차 타고 골프 치러 오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적인 박탈감에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친환경적인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이정전 교수
평지가 많은 지형을 가진 외국에서 골프장을 건설은 하는 것은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한국처럼 산지가 많은 지형에서는 절대로 친환경적으로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다. 지형적 특성상 산지가 많아 필연적으로 산을 깎아 골프장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을 파괴하면 생태계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또 골프장에 엄청나게 뿌려지는 농약 역시 문제다. 환경파괴와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단속이나 실태파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더 심각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골프장 건설을 늘리는 방법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외국의 관광 선진국들이 골프장을 지었다고 관광객이 느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골프장을 건설하면 고용 증대 효과 등이 있겠지만 경기 전체를 부양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는 힘든 수준이다. 골프장 보다는 더 생산적인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골프장 건설을 늘리는 것은 국민들 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도 있다.
“골프장 건설 너무 단순한 발상”
“경기 불황때 골프장 건설 남발한 일본 오히려 역효과”
전북 군산시 옥구읍 일대 옛 한국염전 터에 골프장 기반공사가 한창이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조한혜진]
단국대학교 환경경제학과 허승욱 교수
골프장을 건설하면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당연하다.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과다한 농약 살포, 토사 유출은 당연히 발생한다. 문제의 핵심은 ‘골프장 건설이 경기부양에 기여할 것인가, 또 골프장 건설로 기대되는 경기부양 효과와 환경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나갈 것인가’ 이다. 결국 두 마리 토끼인 셈인데 현실적으로 두 마리 다 잡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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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부분만을 생각해 보자. 수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연구논문에서 읽은 내용에 따르면 골프장 한 개가 지역사회에 들어오면 경제적인 효과가 연간 약 2700억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2700억의 경제적 효과와 환경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손실을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비교해 봐야 한다. 그러나 환경적인 손실을 계량화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우선 우리나라에 200개가 넘는 골프장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골프장 예약률은 지난 해 같은 달 대비 5% 정도 감소 추세라고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개가 넘는 골프장이 들어서면, 일본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에는 골프장이 약 1000개 이상 있는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회원권 가격이 폭락했다.
우리나라의 골프장 예약률이 떨어진 것은 경기 탓도 있겠지만 추가로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일본의 경우를 거울삼아 다시 고려해봐야 한다. 또 해외 골프 여행을 많이 나가고 있는데 이를 잡아보겠다고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국내에 골프장이 없어서 외국으로 골프여행을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발상이다. 외국으로 골프여행을 가는 것은 다른 많은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단순한 생각으로 국내에 200개가 넘는 골프장을 짓겠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즉 골프장 건설은 환경적인 문제를 떠나서라도 국가 전체의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지 않는다.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짓지 않는 것만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즉 추가적인 골프장 건설은 경제적으로 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다.
환경적인 문제를 고려해 보면 물론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 환경적인 문제가 있지만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무조건 산림을 이용하는 것에 반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지 때문에 어느 정도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산지도 생태적으로 민감한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즉 환경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지역, 지역 경제의 활성화가 필요한 지역에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골프장 건설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환경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절실히 필요한 지역에는 골프장 건설을 할 수도 있다. 단순히 환경파괴라는 이유를 들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경제적 효과는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골프장 한 개가 가져오는 경제 유발 효과를 따져봐야 하고, 환경적 손실도 따져봐야 하지만 당장 정확한 자료를 얻기는 쉽지 않아 판단이 어렵다. 그러나 이번의 무더기 골프장 건설 허가는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적인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본다.
“경제 문제를 지엽적 처방으로 풀겠다는 발상”
“경제 수장으로서 정책적 무능력 드러내는 것”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
어이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경제문제와 관련해서 정말 실효성 있는 대책은 못 내놓고 그런 엉뚱한 방안을 경제대책이라고 내놓느냐. 골프장 많이 짓는다고 어려운 경제상황이 타개되나. 지난 번에 이 부총리가 ‘해외송금 때문에 내수 소비가 안 된다’고 한 발언이나 이번 발언이나 모두 소비위축 문제를 구조적으로 보지 않고 지엽적 사안으로 처방하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이 부총리의 능력 부재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고 중소기업 지원 대책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방안을 세워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하지 그런 종합대책은 내놓지를 않고 있다. 지금 경제적 어려움은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다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구조조정을 피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 아니냐. 당시 전임 정부 경제팀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카드 남발과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 등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케 한 장본인으로서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은 안 된다. 이는 과거의 정책적 오류와 현재의 정책적 무능력을 다시 한번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골프장 면적 이미 국토 면적 대비 이미 일본의 5배 넘어"
"대한민국을 녹색사막으로 만들 건가"
충북 단양군 매포읍 현대시멘트 폐광이 복원돼 9홀 규모의 골프장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최김수진 간사
도대체 뭘 근거로 이렇게 급하게 처리하려는 건가. 경제활성화를 그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 지자체 수입으로 거둬지는 지방세는 크지 않다. 1997년에는 18홀 규모가 7~8억 정도의 지방세를 냈지만 최근에는 4억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손톱만한 지방세 때문에 일단 개발이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는 골프장의 인허가를 무작정 추진해야 하는가.
차후 골프장을 되살리기 위한 경제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다. 골프장은 알려져 있듯이 환경에 반하는 요소가 강하다. 60~100cm정도의 땅을 갈아엎은 뒤 잔디를 심는다. 지렁이, 두더지 등을 방지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농약을 살포하며, 잔디를 위한 비료도 토양 황폐화의 주요 원인이다. 하루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용수로 1000톤 가량이 사용돼 지하수 고갈을 초래한다.
최근 제기되는 중요한 문제는 산악 지역이 산림 훼손 등으로 논란이 많아지자 골프장 입지로 연안의 폐염전과 간척지, 기타 유휴지 등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천연기념물인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북쪽으로 100여미터 떨어진 충남 태안군 원북면 황촌리에 (웨스트비치)골프장이 세워질 예정이다.
일본의 골프장은 우리나라보다 많지만 전체 국토 면적에서 0.04% 차지하는 것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미 0.2% 정도다. 골프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 그런데다 230여개 골프장을 더하면 전국토에서 골프장이 0.5%를 차지하는 것도 머지 않았다. 국토 면적 대비 일본의 10배가 넘는다. 대한민국을 ‘녹색사막화’할 것인가.
"전국을 골프장 공사판으로 만들 작정인가...난센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
우리 연구소는 문화레저사업이 잘 되길 바란다. 하지만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 작정인가. 이는 난센스다. 이헌재 부총리 말처럼 잘 되면 모르겠지만, 골프사업현황을 보면 그렇게 되기 힘들다. 단적으로 ‘수익이 날 수가 없다’는 것.
골프장은 30%공정이 진행되면 분양권을 팔아서 공사비와 땅값 등을 계산하는 게 관례다. 그런데 갑자기 230개의 골프장 인허가가 나고 공사가 여기저기서 동시에 진행된다면 아무리 건축경기가 좋아도 분양권 가격의 하락을 막을 수 없다. 그러면 골프장 개발 업체의 부도는 쉽게 예상되고 파헤쳐진 절개지 등이 널려있는 상황이 발생할 게 뻔하다.
골프장도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 지역의 골프장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목포 인근 영암 간척지 등에 골프장을 만들었는데 수도권 지역 사람들이 그 곳까지 쉽게 가겠는가. 그렇지 않은 경우, 지역 인구로는 그곳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
골프장 경기도 최근 3년 동안 좋았다. 그 이전에 좋았던 것도 아니다. 향후 5~10년 지나면 또 모르는 상황이다. 어찌보면 예전 정부의 200만호 건설계획과 크게 다를 바 없다. 200만호 계획의 후유증은 심각하지 않았나.
일본이 실수한 전철을 밟을 것인가. 일본의 경우 1985년 이후 내수확대책으로 전국적인 리조트 건설붐이 일어났고, 버블 붕괴 후 1990년대 초반부터 경영난을 겪다가 결국 줄도산까지 이르렀다.
미디어다음 / 김준진, 조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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