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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깎기'…현지인으로 살기 첫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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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재필 작성일05-05-27 18:04 조회3,4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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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9월,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처음 입주했을때만 해도, 잔디가 보기 좋은 것만 알았지 그처럼 빨리 자라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인 줄은 몰랐다.

하루는 하이스쿨 다니던 옆집 남학생이 와서는 잔디를 깎아줄까 묻길래 그러라고 했는데, 지나고 생각하니까 다만 5달러라도 주었어야 할 것을, 그땐 너무 뭘 몰랐기 때문에 그냥 고맙다고 인사만 하고 보냈다. ( 아마 흉을 좀 보았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워낙 정신없던 시절이라 ,잔디 깎는 기계도 없이 그렇게 가을을 보내고 그럭저럭 겨울을 맞았다.

봄이 돌아오고 다시 잔디가 돋아나고 자라기 시작하면서, 더는 미룰 수 없어 lawn mower를 사기로 했다. 전동(電動)은 아무래도 힘이 약하고 전기줄을 끌고 다녀야 하는 단점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월마트에 가서 제일 많이들 쓰는 개스로 작동하는 걸 사가지고 왔다.

조각조각 분해되어 박스에 들어있는 것을 일일이 조립한 후, 연료를 넣고 시동을 걸고는 남편이 돌리기 시작했는데 곧 타는 냄새와 함께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겁이 덜컥 나서 그날로 들고가서는 반품하고 말았다. (이것도 나중에야 한 생각이지만 연료말고도 모터오일을 넣었어야 했는데,그걸 넣은 기억이 없다. 월마트에 미안! )

그날 내가 '세상에 당신처럼 불행한 얼굴로 잔디깎는 남자를 못 보았다'고 한 말이 맺혔던지, (사실 초보자에겐 시동 거는 일마저 쉽지 않다.) 어느덧 프로가 되어 순식간에 가볍게 해치우는 요즘도, 잔디깎다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입꼬리를 한껏 치켜올려 조금은 과장스럽게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아무튼 그렇게 기계를 도로 갖다주고 나서 한동안은, 쉽사리 다시 시도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잔디관리 회사에도 물어보았는데 한번에 사십불인가?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길래 일찌감치 포기했고, 케네디언 타이어에서 마침 독일제 수동 머쉰을 세일하길래 사다가 한동안 낑낑거리며 돌리기도 했다. (냄새없고 조용한 것이 장점이지만 정말 힘이 많이 든다.타운 하우스처럼 마당이 작다면 모를까...)

어느날 옆집 남학생에게 물어 보았더니 흔쾌히 응했고,한번 깎는데 10불을 주기로 합의를 했다. 그렇게 일년을 맡겼는데, 처음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비용이 갈수록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음해 봄에 큰 마음 먹고 다시 기계를 샀다. ( 이번엔 Sears에서 샀는데 조립이 다 되어 있었다.) 단독주택에서 살려면 언제가 되었건 결국은 시작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으므로,...

나날이 솜씨가 늘고 요령이 생기더니 그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남편은 누구못지 않게 잔디를 잘 깎을 수 있게 되었다. 작년부터는 아들 아이가 조금씩 돕기 시작했는데, 아마 2년쯤 후엔 잔디깎는 일만큼은 거뜬히 넘겨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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